AAFCO(Association of America Feeding Control Officials)는 미국 사료 관리협회의 약자로, '개와 고양이를 위한 일일 권장 영양소 최소 기준'을 매년 발표한다. 마치 보건복지부가 정기적으로 인간의 '일일 영양소 권장 섭취량'을 발표하듯이 말이다. AAFCO는 미국의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공신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판매하는 사료는 기본적으로 AAFCO에서 제시하는 영양소 권장량을 따른다.
반려동물은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사료들도 AAFCO의 영양소 가이드라인을 따르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에게 더 좋은 사료를 공급해주고 싶은 보호자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국내의 많은 회사가 'AAFCO의 영양소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라는 문구를 마케팅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AAFCO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사료는 정말 안전할까
과연 AAFCO의 영양소 권장량을 따르는 사료는 정말 안전할까? 사실, 많은 수의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AAFCO 또는 FEDIAF(The European Pet Food Industry Federation, 유럽 반려동물 산업연합)의 영양소 권장량을 준수하는 것은 식품의 안전성에 있어서는 적합할지 모르나 '건강함'에 있어서는 모자란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영양학 연구는 수 세기 동안 발전하였지만, 반려동물에 관한 영양학은 근래에 들어서 서서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의 영향학에 관해서는 최근에서야 시작되었다.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자기 반려동물이 안전한 것을 먹는지 그리고 그것이 영양학적으로 옳은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까지 반려동물의 최소 영양소 요건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으로 완료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영양소의 최소 권장량만을 제공할 뿐이다. 즉, 영양소의 '최대 권장량'과 같은 보다 상세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AAFCO와 FEDIAF의 최소 영양 권장량은 충분한 과학적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에서 영양소의 최소 권장량만 제공할 뿐이다. 대다수 영양소는 함량이 지나친 경우의 기준이 없는 상태다.
¶과유불급, 영양소도 과하면 독이 된다.
모든 영양소는 결핍되면 부족으로 인한 증상과 질병이 나타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과잉이 되어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매우 안전한 영양소인 물도 지나치게 짧은 시간에 과도한 양을 섭취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몸에 수분이 들어가는 속도가 신장에서 수분을 배출하는 최대 이뇨 속도를 초과할 경우, 체내에 과잉된 수분은 혈액을 희석한다. 그로 인해 저나트륨혈증이 발병한다.
반대로 대량의 수분이 신장에서 체외로 배출될 때 체내의 전해질이 함께 체외로 배출되는 것도 문제가 된다. 혈액 중의 전해질이 안전한 농도보다 낮아져 신체의 정상적인 대하에 영향을 미치고 심각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른다. 이러한 현상을 '물 중독(Water Intoxication)'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인간의 영양학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영양소가 과잉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나 질병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영양학 연구는 그만큼 발달하지 않았다. 영양소에 관한 연구가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영양소를 과잉 섭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나 질병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영양소 과잉의 기준은?
AAFCO에서 제시하는 영양소 권장량은 대부분의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영양소의 최저치일 뿐이다. 초과하면 안 되는 최대 권장량이 있는 영양소는 몇 개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최대 섭취량에 대한 연구가 개보다 더 적기 때문에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다.
필수 영양소의 결핍은 신진대사 문제를 일으키지만 과다는 독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일일 섭취량 제한을 권고하고 있는 나트륨도 실상은 필수 영양소다. 국제보건기구인 WHO의 일일 나트륨 권장 섭취량은 2g이다. 인간은 영양학 연구를 통해 나트륨 과다 섭취 시 고혈압, 동맥경화, 심혈관질환 등 생활습관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개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이 나트륨을 과잉 섭취했을 때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알지 못한다.
영양소 과잉에 관해 특히 나트륨에 주목하는 까닭은 반려동물의 사료에 염분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사료 제조 시 염분을 첨가하면 식품의 맛이 증대되고 식욕을 자극한다. 사료 회사 입장에서는 염분을 넣지 않을 이유가 없다. 또한 AAFCO가 염분의 사용 제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염분을 많이 사용하더라도 AAFCO의 가이드라인에 부합한다.
심지어 일부 사료 회사에서는 염분을 많이 첨가하여 개와 고양이가 수분을 많이 섭취하도록 함으로써 결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염분을 많이 넣어 반려동물의 식욕을 증가시키거나 물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안전할까? 인간조차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매우 안타깝게도 현재 염분의 안전성 평가 연구는 모두 사료 회사가 제공한 것이다. 아직 개와 고양이의 안전한 염분 섭취량에 대한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의 연구는 없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 우리의 기준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000만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반려동물 인구는 1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의 가속화와 맞물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시장도 함께 급성장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안전한 사료에 대한 객관적인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실정이다.
늘어나는 반려동물 인구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의 사료에 관한 인증된 시스템을 만들거나 미국, 유럽처럼 반려동물 사료의 기준을 법제화하는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요구된다.
'라이프 > 반려동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식동물 고양이의 필수 영양소에 대해 알아보자 (1) | 2022.08.24 |
---|---|
홀리스틱 사료는 최고의 사료일까? (2) | 2022.08.19 |
사료에 들어있는 방부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0) | 2022.08.18 |
반려동물 대표 수제 간식, 육포는 정말 좋은 음식일까? (1) | 2022.08.17 |
8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아시나요? (1) | 2022.08.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