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에 반려동물의 '사료 등급'을 검색하면 피라미드 그림과 함께 '홀리스틱(Holistic)'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에게 '홀리스틱' 또는 '휴먼 그레이드'라는 단어는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단어일 것이다. 반려동물의 먹거리에 관심이 있는 보호자라면 특히 '홀리스틱'이라는 말에 신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피라미드 그림 속에는 최상위에 '홀리스틱' 그 아래 '슈퍼 프리미엄', '프리미엄', '보통 사료(그로서리)' 순으로 사료 등급이 매겨져 있다. 반려동물 사료의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홀리스틱 사료'는 정말 최고의 사료일까?
¶ '홀리스틱 등급'은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
먼저 '홀리스틱'이라는 단어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홀리스틱'이란 동물이 먹는 '사료 등급'이 아니라 인간도 먹을 수 있는 식품 등급 다른 말로 '휴먼 그레이드'를 원료로 사용한 최고급 품질의 사료라고 알려져 있다. 그 아래 등급으로 육 분, 가금육, 부산물 등의 재료를 사용한 사료를 '프리미엄' 또는 '그로서리'로 분류한다.
그리고 그 나머지 사료들은 '슈퍼 프리미엄'으로 분류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반려동물의 사료 등급이다. 특히, 홀리스틱은 한국에서 매우 유행하는 사료 용어로 온라인상에서는 'USDA(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미국 농무부) 인증'을 받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레벨'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홀리스틱'을 비롯하여 온라인상에 떠도는 사료의 등급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일부 사료 회사에서 사용하는 마케팅 용어일 뿐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어떤 공인 기관에서도 홀리스틱 사료를 공식적인 용어로 정의 내린 기관이 없으며, 법적인 규제 또한 정해진 것이 없다.
즉, 어떤 회사가 자사의 사료 제품에 홀리스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싶다면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단적인 예로 식품의 생산과정에서 나온 찌꺼기인 '부산물'을 가지고 만든 사료가 있다고 가정하자. 사료 회사에서 이 사료에 '홀리스틱' 또는 '휴먼 그레이드'라는 명칭을 붙여 판매하는 것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홀리스틱 사료가 최상급임을 주장하는 데 사용되었던 '휴먼 그레이드'라는 단어 또한 허상이다. 다시 말해 이 사료가 사람이 먹어도 되는 레벨인지 어떠한 증명도 되지 않았단 사실이다.
¶사료 선택의 기준은 원료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홀리스틱, 프리미엄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사료를 생산하는 사료 회사의 자유이다. 물론, 사료의 제작 과정에서 사용한 재료가 신선하고 품질 또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등급과 같으며 공장의 위생환경이 우수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에게는 이를 구분해 낼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사료 회사의 양심을 믿기에는 세상이 그리 녹록지 않다.
따라서, 언제나 사료를 고르는 우선순위는 사료 회사가 만들어낸 듣기 좋은 마케팅 용어가 아니라 사료의 제작에 사용된 원료여야 한다. 사실 반려동물의 사료를 선택하면서 사용된 원료를 하나하나 체크하기란 쉽지 않다. 사료 안에 해로운 것이 들어있지 않은지 살펴보고, 나아가 좋은 원료가 들어있는지 체크하는 것은 많은 정성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유기농(Organic) 원료'이다.
¶유기농 인증 마크가 있는 사료를 선택하자
반려동물을 위한 올바른 사료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이름이 아니라 좋은 원료임을 앞서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인에게 반려동물의 사료 선택을 위해 원료 하나하나를 살펴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는 유기농 마크가 있는 사료를 선택하자.
유기농은 원료의 생산과 재배 과정에서 화학합성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유전자 개조 생물 또는 동물을 사용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식물의 생장조절제 등 비천연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위의 3가지 기준을 반드시 통과해야 유기농 인증 마크를 발급받을 수 있다.
위 마크가 미국 농무부(USDA)의 유기농 인증 마크이다. 이 마크를 사용하려면 전체 제품 중 95% 이상의 재료가 유기농 인증을 받아야 한다. 간혹 사료 회사에서 위 인증마크는 없지만 '유기농 xx'와 같은 유사한 문구로 광고하는 경우도 있다. 사료 회사의 마케팅에 속지 말고 사료에 포함된 원료를 제대로 파악하고 영양소의 함량 등을 고려한다면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을 위한 올바른 사료를 선택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위한 사료의 선택 기준 또한 날로 높아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내가 못 먹을 것은 내 자식과도 같은 반려동물에게 먹이지 않겠다.'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늘어난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미국사료협회가 계속해서 입장을 밝히듯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해서 반려동물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고,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보호자들의 마음을 이용한 '휴먼 그레이드', '홀리스틱' 등의 출처도 불분명한 단어는 더 이상 사료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없다. 나아가 온라인상에 떠도는 사료의 등급 표기는 일부 사료 회사에서 만들어낸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 신뢰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인정한 용어가 아니다. 다시 말해, 공인된 기관에서 인정한 용어가 아니므로 반려동물의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는 사료를 선택할 때 유기농 인증마크를 확인하거나 균형 잡힌 영양 성분을 꼼꼼히 확인한 뒤 구입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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