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비가 오는 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흥분하며 말했습니다. 오늘 학교에서 친구와 싸웠는데 계단에서 자기를 밀었답니다.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무섭고 억울해서 울었다고 합니다. 비가 와서 미끄러운 계단에서 넘어졌다면 자칫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라 무척 화가 났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위와 같은 상황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있을 법한 경험입니다. 자녀가 친구와 싸우고 온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 갈등은 성장의 밑거름
아이가 친구와 갈등을 일으켰을 때 혼을 내야 할까? 위로를 해야 할까? 아니면 적극적으로 문제 상황에 개입하여 해결을 해줘야 할까? 고민이 많아집니다. 이럴 때 부모는 먼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자녀를 키움에 있어 우리의 목적은 아이의 행복과 올바른 성장입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다툼, 시기, 질투 등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황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부모'가 아닌 '아이 자신'이어야 합니다. 때문에 부모는 상황에 대한 판단, 해결 방법 등을 제시하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 가장 처음은 공감과 걱정
일단 아이가 친구와 싸웠다고 하면 부모의 마음은 속이 상합니다. 아이에게 상처가 있거나 울기라도 하면 화도 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고 걱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사실, 친구와 싸워서 가장 속상한 사람은 '아이 자신'입니다.
친구와 다툰 후 느꼈을 아이의 속상한 마음에 대해 "그렇지, 정말 속상하겠다."하고 공감하며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물어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친구와 자주 다투는 아이의 경우 자칫 "또 싸웠어? 걔랑 놀지 말라니까~",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내야지~", "또 싸웠어?"라는 꾸중이나 잔소리를 해서는 안됩니다.
자신의 마음이 공감받지 못하고 잔소리나 꾸중으로 돌아올 경우 다음번에 또 싸우게 된다면 부모에게 말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 질문은 나중에, 아이의 말을 경청
왜 싸웠는지? 누가 잘못했는지? 물론 궁금합니다. 그러나 질문은 아이의 말을 다 듣고 난 다음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에 쉽게 흥분하기 때문입니다. 싸우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 진정되었던 마음이라 하더라도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시 감정이 격해지기도 합니다.
부모는 아이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나 부분들에 대해 다시 한번 물어보면 됩니다. 아이가 싸움에서의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왜 싸움이 발생했고 누가 잘못했는지 이야기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의 이야기만을 들어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상황 파악을 위해서 질문을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그 친구는 왜 화가 났을까?", "너는 왜 그렇게 생각했어?" 등등 자녀가 스스로 그 상황을 돌아볼 수 있도록 적절한 질문을 해주는 것은 좋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네가 잘못했네!", "그 친구가 나쁘네!"처럼 부모가 섣부른 판단을 하고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부모가 결론을 쉽게 내리면 그 순간에는 아이가 진정되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입니다.
▶ 해결 방안은 스스로 선택
부모가 함께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싸웠을 경우, 우리는 종종 "서로 잘못했으니까 빨리 서로 사과하고 화해해!", "친구끼리 친하게 지내야지" 서로 화해를 시켜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아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부모가 함께 있지 않은 겨우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아이는 스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없습니다.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친구와 갈등을 일으켰을 때,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그럼 내일 학교에서 어떻게 할 거야?"처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방향만을 제시해 주는 방법이 좋습니다.
화해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화해를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해결 방안은 스스로 선택하게 합니다.
▶ 꾸준히 관심 갖기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은 언제나 아이에게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친구와 싸우고 난 후 아이가 스스로 친구와 화해하기로 다짐을 한 경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 날 학교에서 화해를 하기로 했다면 하교 후 화해는 했는지 했다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올바른 칭찬은 2가지 부분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내가 스스로 다짐한 일을 지키려고 행동한 용기, 친구와 화해하려고 노력한 점을 중점으로 칭찬해주면 좋습니다. 친구와 싸우긴 했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친구와 다시 사이좋게 지내려고 생각한 그 마음 자체도 칭찬해줘야 합니다.
갈등 상황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한 후,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칭찬해 주고 꾸준히 관심을 갖는다면 올바른 행동에 대한 강화가 될 수 있습니다.
옛 어른들은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갈등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갈등을 무리하게 피하려다 더 큰 위기를 맞기도 합니다. 어른들도 사회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데 아이들이 싸우면서 크는 건 당연한 행동입니다.
아이들이 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지만 싸우고 나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서로 상처만 남게 됩니다. 그러나 갈등 상황을 판단하고 해결책을 찾아내 스스로 극복한다면 아이들은 한 걸음 성장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갈등을 딛고 성장한다는 것을 기억하셔서 슬기롭게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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