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전국이 긴장상태입니다. 태풍 힌남노는 2003년 9월 많은 피해를 주었던 '매미'와 상당히 유사한 경로로 우리나라에 접근 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힌남노', '매미' 같은 태풍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는 걸까요?
¶ 태풍의 이름
태풍의 이름은 1999년 이전까지는 미국에서 지은 사람 이름을 사용했었습니다. 미국에서 자주 발생하는 허리케인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름이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00년부터는 북서태평양에 있는 14개의 국가가 각각 제출한 이름을 돌아가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서태평양에 있는 14개의 국가가 각각 10개의 이름을 제출한 후, 돌아가면서 사용합니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형식으로 태풍의 이름이 결정됩니다. 그러나 특정 태풍이 엄청난 피해를 입히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경우 해당 태풍의 이름은 영구 제명되고 다른 이름으로 교체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많은 피해를 입혔던 2003년 태풍 '매미'의 경우도 영구 제명되었습니다. 이제 태풍 '매미'라고 일컫는 경우 2003년의 태풍 '매미'를 지칭하는 것이 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태풍의 이름으로 제출된 목록은 총 140개입니다.
1년 동안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1967년으로 39개의 태풍이 발생했습니다. 2010년에 발생한 태풍의 개수의 개수가 14개로 가장 적은 해입니다. 평균적으로 1년에 26개의 태풍이 발생한다고 하면 같은 이름의 태풍이 다시 사용되는 건 5~6년 후가 됩니다.
▶ 이름을 부여하는 곳은?
태풍의 이름은 북태평양에 있는 14개 국가가 제출한 10개의 이름을 돌아가며 사용합니다. 그런데 그럼 태풍이 발생했을 때 미리 정해놨던 이름을 부여하고 이를 공표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일본 기상청(Japan Meteorological Agency)입니다.
1999년 허리케인처럼 사람의 이름으로 태풍명을 결정하던 시기에는 미국 연방 해양대기청이 태풍의 이름을 부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북서태평양의 국가들이 지정한 이름으로 태풍이 불리게 되면서 일본 기상청이 이름을 부여하고 발표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작 일본 기상청이 부여한 태풍의 이름이 일본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태풍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20xx 년 x호 태풍'과 같은 형태로 부릅니다. 많은 나라들에서 제출한 다양한 언어의 태풍 이름이 일본어로는 표현되지 않는 것이 많아 어쩔 수 없다고 하네요.
▶ 태풍에 이름을 붙인 건 누구일까?
우리나라에는 1년에 보통 2~3개의 태풍이 지나갑니다. 그렇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한 번에 여러 개의 태풍이 있을 수도 있으며 태풍에 따라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태풍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때, 그냥 태풍이라고 하면 혼란을 줄 수 있어 혼동되지 않도록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럼 태풍에 처음 이름을 붙인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호주입니다. 호주의 기상 예보관들은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여서 예보를 했다고 합니다.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이 예를 들어 '브래드'였다면 "지금 브래드의 영향으로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처럼 말입니다. 재미있지 않나요?
제2차 대전 이후에는 미국의 공군과 해군이 공식적으로 태풍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에는 기상 예보관들이 자신의 배우자나 연인의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1978년까지 태풍의 이름은 대부분 여성의 이름이었다가 이 후보다 남성의 이름과 여성의 이름을 번갈아 사용했습니다.
지금까지 태풍의 이름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스포츠의 영구결번처럼 큰 피해를 입힌 태풍의 이름이 영구 제명된다는 사실이 재미있네요. 현재 북상 중인 '힌남노'는 지금까지 한반도를 피해를 입혔던 그 어떤 태풍보다 강력하다고 합니다. 모두들 잘 대비하셔서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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